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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laude Haiku가 월 640원에 매매를 도와준다

MVP 봇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바로 느낀 게 있었다. 시장 상태를 MA 크로스오버 하나로 판단하는 건 너무 단순하다. 뉴스가 터지면? 거래량이 갑자기 폭증하면? 사람이라면 "이건 좀 이상한데" 하고 매매를 멈출 텐데, 봇은 그런 맥락을 전혀 모른다. AI를 붙여보기로 했다.

왜 Claude Haiku인가

GPT-4는 비싸다. Claude Opus도 비싸다. 하지만 이 봇에게 필요한 건 논문을 쓰는 능력이 아니라 "지금 시장 분위기 어때?"에 대한 빠른 판단이다. Claude Haiku는 이 용도에 딱이었다.

  • 응답 속도가 빠르다 — 1분 틱 안에 충분히 처리 가능
  • 가격이 압도적으로 싸다 — input $0.25/M tokens, output $1.25/M tokens
  • 시장 상태 분류 정도는 충분히 해낸다

실제로 한 달 운영하면서 API 비용을 계산해봤다. 1분마다 호출하되, 매번 하는 건 아니고 매수 시그널이 발생했을 때만 AI 분석을 요청한다. 하루 평균 15~20회 호출, 한 달이면 약 640원. 커피 한 잔 값도 안 된다.

AI 시장 분석 파이프라인

AI에게 넘기는 데이터는 이렇게 구성했다.

analysis_prompt = f"""
현재 BTC/KRW 시장 데이터:
- 현재가: {price:,}원 (24h 변동: {change_24h:+.2f}%)
- RSI(14): {rsi:.1f}
- 볼린저밴드: 상단 {bb_upper:,} / 중단 {bb_mid:,} / 하단 {bb_lower:,}
- 거래량 변화: 전일 대비 {vol_change:+.1f}%
- MA 배열: {ma_arrangement}

시장 상태를 BULLISH / BEARISH / SIDEWAYS 중 하나로 판단하고,
확신도(0~100)와 근거를 한 줄로 제공해.
"""

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출력 형식을 고정하는 것이었다. JSON으로 응답하게 하고, 파싱에 실패하면 기본값(SIDEWAYS)으로 폴백한다. AI가 가끔 형식을 안 지키는 건 피할 수 없으니까.

AI 파라미터 튜닝

더 재밌는 건 파라미터 자동 튜닝이다. 매일 자정 정산 시, 최근 7일 매매 기록을 AI에게 넘기고 K값과 손절률 조정을 제안받는다.

def ai_tune_params(recent_trades, current_params):
    # 최근 7일 매매 요약: 승률, 평균 수익률, 최대 손실 등
    summary = summarize_trades(recent_trades)

    response = claude.messages.create(
        model="claude-3-haiku-20240307",
        max_tokens=200,
        messages=[{"role": "user", "content": build_tuning_prompt(summary, current_params)}]
    )

    new_params = parse_params(response)
    # 안전 범위 내에서만 적용 (K: 0.3~0.7, 손절: -2%~-5%)
    return clamp_params(new_params)

핵심은 안전 범위 제한이다. AI가 뭘 제안하든 K값은 0.3~0.7, 손절률은 -2%~-5%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. AI를 신뢰하되, 맹신하지 않는 구조다.

효과가 있었나?

솔직히 말하면, AI 분석이 드라마틱한 수익률 개선을 가져다주진 않았다. 하지만 확실히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.

  • 급변하는 시장에서 매수를 막아준 횟수가 꽤 됐다. RSI가 과매수인데 거래량도 비정상적으로 높을 때, AI가 BEARISH 판정을 내려서 진입을 안 한 케이스.
  • 파라미터 튜닝이 수동 조정보다 일관성이 있었다. 사람은 최근 손실에 과민 반응하는데, AI는 7일 데이터를 차분하게 본다.

월 640원치 AI가 "완벽한 트레이더"가 되어주진 않는다. 하지만 "추가 필터 하나"로는 충분하다. 그리고 이 비용이면 실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.

다음 글에서는 현실을 마주한 이야기를 한다. 초기 승률 22%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, 멀티코인 지원과 전략 진화로 개선해나간 과정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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